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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녹음했느냐가 아니라 알았느냐를 묻는다

Jessy Yoon ·

전시 부스에서 오간 대화를 남기는 일에 한국과 EU, 캘리포니아와 네바다가 각각 뭐라고 답하는지 조문으로 확인한 글. 아직 아무도 답하지 않은 자리까지 함께 적었다.

부스 녹음 동의를 물어보면 대개 같은 답이 돌아온다. 양자 동의가 필요하다는 미국 캘리포니아 규정을 인용하고 거기서 끝난다. 한국 전시 팀에게는 절반쯤 쓸모없는 답이다. 국내 전시에서 부스에 놓인 기기를 규율하는 법은 통신비밀보호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이고 두 법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

한쪽 답이 합법이어도 다른 쪽 답은 아닐 수 있다. 잘못 걸리는 쪽은 형량의 하한이 징역이다.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니라 일반 정보다. 2026년 8월 28일 기준으로 공개된 법령과 규제기관 자료를 정리했다. 녹음에 관한 법은 나라마다 다르고, 같은 나라 안에서도 주마다 다르며, 대면 대화인지 전화 통화인지에 따라 또 갈린다. 바뀌는 속도도 빠르다. 실제 상황은 자격 있는 변호사에게 확인하고 녹음을 시작하기 바란다.

이 글이 다루는 범위는 넷이다. 한국, 유럽연합, 그리고 미국 두 개 주인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네 곳 모두 원문을 직접 확인했다. 나머지 주와 나머지 나라는 다루지 않는다. 빠진 게 아니라 뺀 것이다.

부스 녹음 동의는 전시 참가사가 자기 부스에서 오간 대화를 기록하고 남길 수 있는 법적 조건을 말한다. 규칙 하나가 아니라 세 갈래로 동시에 갈라진다. 첫째는 매체다. 같은 대화라도 마주 앉아 나눈 것과 전화로 나눈 것을 다르게 다루는 나라가 여럿이고 네바다는 둘을 정반대 방향으로 다룬다. 둘째는 참여 여부다. 녹음하는 사람이 그 대화 안에 있느냐 밖에 있느냐가 적용 조문을 바꾼다. 한국에서는 이 구분이 준수 사항을 형사 문제로 옮긴다. 셋째는 시점이다. 말을 담는 행위와 담은 말을 보관하는 행위는 별개고 앞쪽은 거의 건드리지 않으면서 뒤쪽만 촘촘히 규율하는 법제가 실제로 있다. 녹음 가능 여부만 확인한 참가사는 세 갈래 중 하나를 확인한 셈이다. 나머지 둘은 확인하지 않은 채로 남는다. 세 갈래가 각각 다른 법에 걸리고 각각 다른 답을 내놓으니 한 관할에서 통과한 준비가 다음 관할에서 그대로 통과하지 않는다. 같은 기기를 같은 방식으로 놓아도 그렇다. 아래는 네 관할을 그 세 갈래에 따라 하나씩 짚은 것이다.

한국은 두 법이 두 번 묻는다

한국법은 녹음과 저장을 서로 다른 법으로 나눠 묻는다. 통신비밀보호법이 담아도 되는지를 묻고 개인정보 보호법이 남겨도 되는지를 따로 묻는다. 앞을 통과했다고 뒤가 풀리지 않는다. 잘못 걸리는 쪽은 형량의 하한이 징역이다. 두 법이 겨누는 대상도 다르고 요구하는 것도 다르다. 국내 전시에서 부스 기기를 놓는 참가사는 두 질문에 각각 답을 준비해야 한다.

통신비밀보호법이 금지하는 것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행위다. 제3조제1항과 제14조제1항이 같은 대상을 겨누고 제16조제1항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붙인다. 시행 2025. 8. 1. 법률 제20735호 기준이다(국가법령정보센터). 하한이 벌금이 아니라 징역이라는 점이 이 글에서 다루는 네 관할 중 한국에만 있는 특징이다.

문장을 정확히 잡아야 한다. 법이 금지하는 것은 타인간의 대화 녹음이다. 당사자 녹음을 허용한다고 적은 조문은 한국 법에 없고 금지가 거기까지 미치지 않을 뿐이다. 부스에서 중요한 건 짝이 되는 경우다. 카운터에 켜둔 기기가 방문객 둘이 자기들끼리 나누는 말을 담았다면 상담 직원은 그 대화의 당사자가 아니다. 타인간의 대화이고 제16조제1항의 경우다. 부스에 놓인 기기라고 통째로 안전하지 않다는 뜻이고 상시 켜두는 방식이 바로 그 선을 넘는 구조다. 부스에서 두 대화를 동시에 듣는다는 것이 기술 문제이기 전에 이 문제다.

저장은 개인정보 보호법이 받는다. 제15조제2항이 동의 전에 목적과 항목과 보유 기간과 거부권을 알리게 하고 제22조제3항이 입증책임을 사업자에게 지운다. 동의 없이 처리할 수 있는 개인정보라는 입증책임은 개인정보처리자가 부담한다. 시행 2025. 10. 2. 법률 제20897호 기준이다(국가법령정보센터). 방문객이 위법을 증명하는 구조가 아니라 참가사가 적법을 증명하는 구조다.

제25조는 반대로 읽히기 쉬워서 짚어 둔다. 제25조는 공개된 장소의 고정형 영상정보처리기기를 규율하고 제25조제5항은 그 기기의 녹음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고 못 박는다. 이익 형량도 예외도 없다. 음성만 담는 부스 기기는 영상 기기가 아니어서 제25조 바깥에 있고 제15조의 일반 수집 규칙으로 떨어진다. 제25조를 부스 음성 기기의 근거로 인용하면 안 된다. 한국이 공개 장소의 고정 기기를 입법한 유일한 자리에서 마이크를 통째로 금지했다는 사실만 남는다.

여기까지가 국경 밖과 비교하는 데 필요한 뼈대다. 네 가지 고지를 안내판에 어떻게 적는지, 명함 묵시적 동의가 어디서 끊기는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표준지침이 전시장에 관해 무엇을 말하지 않는지는 통비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을 갈라 읽은 글에서 따로 다뤘다. 이 글이 보는 건 같은 부스를 다른 나라에 세웠을 때 그 답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다.

부스 녹음 동의는 관할마다 답이 다르다. 방문객이 이걸 보는 것만 어디서나 같다 — 부스 녹음 동의
부스 녹음 동의는 관할마다 답이 다르다. 방문객이 이걸 보는 것만 어디서나 같다 — 부스 녹음 동의

유럽에서 안내판은 근거가 아니라 투명성이다

유럽의 판단 하나가 업계 상식과 정면으로 부딪친다. 녹음 안내를 붙이면 투명성 의무는 충족되지만 그것만으로 처리가 적법해지지는 않는다. GDPR에서 둘은 별개 의무이고 앞을 지켰다고 뒤가 해결되지 않는다. 안내판을 세운 참가사가 자기 준비를 끝냈다고 여기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다. 고지는 고지의 의무를 갚을 뿐 처리의 근거를 만들어 주지 않는다.

제13조가 시점을 정한다. 정보 제공 의무는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시점에 발생한다. 부스라면 카운터에서지 나중에 보내는 메일에서가 아니다. 제13조제1항은 관리자 신원, 처리 목적과 법적 근거, 수령인, 이전 정보를 요구한다. 정당한 이익을 근거로 삼는다면 제13조제1항(d)가 그 정당한 이익이 무엇인지 밝히라고 요구한다. 제13조제2항은 보유 기간과 열람·정정·삭제·반대 권리를 더한다 (gdpr-info.eu). 제5조제1항(c)의 최소 수집 원칙과 제5조제2항의 입증 책임도 같이 붙는다.

유럽데이터보호이사회가 2024년 10월 8일 채택한 정당한 이익에 관한 가이드라인 1/2024는 공개 의견수렴용 초안이다. 초안이라는 표시를 떼면 안 된다. 세 가지 조건을 누적으로 요구하는데, 정당한 이익의 존재, 그 이익을 위해 처리가 필요할 것, 정보주체의 이익이나 기본권이 우선하지 않을 것이다. 부스에 직접 걸리는 문단이 둘 있다. 제52항은 특정 분야에서 어떤 개인정보가 흔히 처리된다는 사실이 정보주체가 그 처리를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 되지는 않는다고 적는다. 제53항은 제12조·제13조·제14조의 정보 제공 의무를 이행한 것만으로는 정보주체가 그 처리를 합리적으로 기대한다고 볼 수 없다고 적는다 (EDPB 가이드라인 1/2024).

둘을 붙여 읽으면 업계의 기본 계획이 무너진다. 전시회에서는 다들 녹음한다는 말은 논거가 아니다. 관행이 기대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안내판을 붙였다는 말도 논거가 아니다. 고지만으로는 형량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표시는 투명성으로도 좋은 실무 관행으로도 여전히 방어된다. 끌 수 없게 만든 표시등은 코팅한 안내 카드보다 강한 형태의 관행이다. 다만 적법 근거는 아니고 어떤 하드웨어 기능도 적법 근거가 될 수 없다.

프랑스 CNIL은 기준을 한 칸 더 올린다. 2022년 4월 25일 공개된 이 자료는 계약 성립 증명을 위한 전화 녹음을 다룬다. 부스에는 유추로만 적용되고 그렇게 표시해야 한다. CNIL은 법령상 근거가 없는 한 녹음이 상시적이거나 체계적일 수 없다고 적었다. 모든 통화와 대화 전체를 기본값으로 자동 개시할 수 없다고도 적었다. 고지는 두 단계를 권고한다. 대화 시작 시점의 구두 안내로 장치의 존재, 목적, 녹음 없이 진행할 수 있는 가능성, 열람권을 알리고 전체 내용은 웹 주소로 넘긴다 (CNIL). 상시 켜두는 기기는 첫 문장부터 걸린다.

미국은 도시가 바뀌면 규칙이 바뀐다

CES 부스에 적용되는 법은 캘리포니아 법이 아니라 네바다 법이고 네바다의 대면 대화 기준은 당사자 한 명의 승낙이다. 대부분의 전시 관련 글이 반대로 적고 있어서 확인해둘 값이 있다. 미국 전시라는 한 덩어리는 없다. 부스가 어느 주에 서 있느냐가 기준을 통째로 바꾸고 같은 주 안에서도 매체가 바뀌면 또 갈린다.

네바다 NRS 200.650이 청취 장치와 대면 대화를 규율한다. 사적 대화를 몰래 청취·감시·녹음하는 행위를 금지하되 그 대화에 참여한 사람 중 한 명이 승낙한 경우는 제외한다는 구조다. 조문의 해당 부분은 이렇게 끝난다: unless authorized to do so by one of the persons engaging in the conversation. Reporters Committee for Freedom of the Press의 네바다 안내는 2020년 5월 갱신본에서 대면 대화는 당사자 한 명의 동의로 적법하게 녹음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nevada.public.law, RCFP). 네바다를 양자 동의 주라고 부르는 통칭은 대면 대화에 관한 한 틀렸다.

같은 주가 매체에 따라 갈린다. NRS 200.620은 유선 통신을 다루고 RCFP는 네바다가 전화 통화 녹음에는 모든 당사자의 동의를 요구한다고 읽는다. 부스 카운터에 놓인 기기에 적용되는 조문은 200.650이고 기준은 당사자 한 명이다. 부스에서 스피커폰으로 진행한 통화는 그 순간 다른 법적 질문이 된다.

캘리포니아는 또 다르다. 형법 제632조(a)는 비밀 대화를 모든 당사자의 동의 없이 녹음하는 행위를 처벌하고 초범에 위반 건당 2,500달러 이하의 벌금을 정한다. 제632조(c)는 당사자들이 대화가 들릴 수 있다고 합리적으로 예상할 만한 상황을 비밀 대화의 정의에서 뺀다. 2016년 개정분이 2017년 1월 1일 발효했다 (California Legislative Information). 전시장 대화가 여기 말하는 비밀 대화인지는 양쪽으로 다 논증된다. 넓고 시끄럽고 모르는 사람이 지나다니는 공간이라는 점은 한쪽을 가리키고 상담 테이블에 앉아 가격과 로드맵을 이야기하는 장면은 반대쪽을 가리킨다. 정리된 판례가 없다.

한국 참가사에게 실질적인 결론은 하나다. 국내 전시와 미국 전시에 같은 내부 규칙을 쓰려면 더 엄격한 쪽에 맞춰야 한다. 그 기준이 결국 모든 당사자가 알고 있는 상태다. 장비를 사기 전에 제조사에 물어볼 아홉 가지 중 몇 개는 제조사가 이 문제를 생각해봤는지 확인하는 용도 말고는 쓸모가 없다.

네 관할을 한 표로

지금까지 확인한 네 관할의 조문을 한 자리에 놓으면 어디가 어떻게 갈리는지 한눈에 보인다. 모든 행이 무언가를 생략하고 있고 그 생략이 이 글 맨 위에 면책 문단을 둔 이유다. 표만 읽고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각 행의 원문 링크를 같이 실은 것도 그래서다. 판단이 필요한 자리에서는 표가 아니라 조문을 읽어야 한다.

관할 조문이 말하는 것 부스에서 무슨 뜻인가 원문
한국, 녹음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①·제14조①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 녹음을 금지하고 제16조①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을 정한다. 2025. 8. 1. 시행 상담 직원이 참여한 대화는 금지 밖. 방문객끼리 나눈 말을 담으면 제16조①의 경우 국가법령정보센터
한국, 저장 개인정보 보호법 제15조②가 네 가지 고지를 요구한다. 제22조③이 입증책임을 사업자에게 지우고 제25조⑤는 고정형 영상기기의 녹음기능을 금지한다. 2025. 10. 2. 시행 녹음이 합법이어도 보관은 별도 근거가 필요하다. 그 근거를 참가사가 증명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한국, 발송 정보통신망법 제50조①이 광고성 정보 전송에 명시적인 사전 동의를, 제50조③이 야간 전송에 별도 동의를 요구한다. 2026. 7. 7. 시행 상담 기록을 남기는 동의와 그 기록으로 메일을 보내는 동의는 다른 동의다 국가법령정보센터
네바다, 대면 NRS 200.650은 사적 대화의 몰래 녹음을 금지하되 대화 참여자 한 명의 승낙이 있으면 제외한다 상담 직원의 참여 자체가 적법성의 근거다. 사람 없이 켜둔 기기는 그 근거를 잃는다 nevada.public.law, RCFP
네바다, 전화 NRS 200.620은 유선 통신을 다루고 RCFP는 전화 통화에 모든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읽는다 부스에서 스피커폰으로 한 통화는 같은 자리에서도 다른 질문이 된다 RCFP
캘리포니아 형법 제632조(a)가 비밀 대화에 모든 당사자의 동의를 요구하고 초범 건당 2,500달러 이하 벌금을 정한다. 제632조(c)는 들릴 수 있다고 예상할 만한 상황을 정의에서 뺀다 전시장 대화가 비밀 대화인지 정리된 판례가 없어 더 엄격한 쪽에 맞추는 게 안전하다 California Legislative Information
유럽연합 GDPR 제13조가 수집 시점의 고지를, 제5조①(c)가 최소 수집을 요구한다. EDPB 초안 가이드라인 1/2024 제52·53항은 관행과 고지만으로 합리적 기대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다 안내판은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형량 심사를 따로 문서로 남겨야 한다 gdpr-info.eu, EDPB

세 번째 칸을 세로로 읽으면 한 가지가 반복된다. 결과를 가르는 질문은 기기가 있었느냐가 아니다. 대화하던 사람들이 알고 있었느냐다. 녹음한 쪽이 그 대화 안에 있었느냐다.

전시장 바닥을 다룬 판례가 없다

전시회장이나 부스를 직접 다룬 판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상업 행사에서 음성을 녹음했다고 문제 삼은 규제기관 제재 사례도 위 네 관할 어디에서도 찾지 못했다. 빠뜨린 게 아니라 확인된 부재이고 이 글에서 가장 쓸모 있는 사실이다. 조문은 넷 다 읽었는데 그 조문이 전시장에서 어떻게 적용됐는지 보여주는 판단이 없다. 지금 부스에 기기를 놓는 쪽은 그 빈자리 위에 서 있다.

지금 녹음하고 있는 모든 참가사가 유추로 움직이고 있다. 손에 잡히는 유추는 전화 녹음 지침, 사업장 감시 결정례, 행사 사진 촬영 안내 정도다. 셋 다 상담 테이블을 염두에 두고 쓰이지 않았다. 전시장에 녹음 관련 조문을 적용한 판단을 찾으면 나오는 건 일반 원칙뿐이고 그건 공권력 행사를 다루지 사기업이 방문객을 녹음해도 되는지를 정하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진행 중 사건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회의록 소프트웨어 쪽에 있다. Otter.ai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 네 건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제기돼 In re Otter.AI Privacy Litigation, No. 5:25-cv-06911로 병합됐고 Eumi K. Lee 판사에게 배당됐다. Brewer v. Otter.ai Inc., 5:25-cv-06911, 2025년 8월 15일 제기, ECPA 청구. Walker, 5:25-cv-07187, 8월 26일, 일리노이 BIPA. Theus, 5:25-cv-07462, 9월 3일, ECPA와 캘리포니아 CIPA. Winston, 5:25-cv-07712, 9월 10일, 셋 모두. 제품이 회의에 참여해 비이용자가 포함된 대화 내용을 동의 없이 기록한다는 것, 고지 의무를 계정 보유자에게 떠넘긴다는 것이 주장의 골자다. 모두 계류 중 사건의 주장이고 실체 판단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National Law Review).

거기서 하나가 하드웨어 쪽으로 넘어온다. 일리노이 BIPA에서 음성은 생체 식별 정보에 해당한다. 다만 사람을 식별하는 데 쓰지 않는 음성 데이터까지 이 법이 미치는지는 법원 판단이 갈린다. 화자 모델을 만들지 않고 받아쓰기만 하는 시스템과 목소리로 화자를 나누는 시스템은 위치가 다르다. 일리노이는 이 글의 범위 밖이고 질문 자체가 열려 있어서 답 대신 이름만 적어둔다.

이 모두가 한국 참가사에게 알려주는 건 법원이 뭐라고 할지가 아니다. 아직 아무도 묻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제조사 FAQ가 설명하는 상태보다 불편한 자리다.

어떻게 읽어도 남는 답 하나

기준이 다른 네 관할에서 공통으로 나타나고 어디와도 부딪치지 않는 요구가 하나 있다. 대화하는 사람들이 그때 알고 있어야 하고 두 번 말해줘야 아는 상태여서는 안 된다. 그 자체로 적법 근거가 되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어떤 해석에서도 부담이 되지 않는 유일한 요소일 뿐이다.

한국에서 이 상태는 증거가 된다. 네바다에서는 실무 관행이고 유럽에서는 조문 번호가 붙은 의무다. 어디서도 충분하지 않고 어디서도 해가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전부 갈린다. 네바다는 누가 대화 안에 있었는지 묻는다. 캘리포니아는 그 대화가 비밀이었는지 묻는다. 한국은 먼저 당사자였는지 묻고 그다음에 보관 근거를 사업자가 증명할 수 있는지 따로 묻는다. 유럽은 형량 심사 문서를 요구하면서 고지는 필요하되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걸 설정 하나로 뭉갤 수 있는 기기 정책은 없고 그렇게 말하는 제조사는 존재하지 않는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달라지는 건 정직한 기기의 생김새다. 고지는 나중에 보내는 게 아니라 담는 순간 그 자리에 물리적으로 있어야 한다. 제13조의 시점 요건을 사물로 옮기면 그렇게 된다. 운영자가 조용히 끌 수 없어야 한다. 끌 수 있는 표시는 사실이 아니라 주장이기 때문이다. 표시가 보이는 공간의 경계에서 기록도 멈춰야 한다. 우리가 만드는 기기를 카운터에 고정한 이유가 그중 하나다. 못 잡는 자리를 먼저 적어 둔 이유도 같다. 이렇게 묶인 설계는 덜 모으고 더 방어된다.

남는 건 짧다. 아무도 문제 삼지 않은 녹음이라도, 문제 삼을 필요가 없는 관할에서 한 녹음이라도, 무슨 말이 오갔는지가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쓸모가 없다. 방문객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말해줄 수 없어도 마찬가지다. 고지와 최소 수집과 넘을 수 없는 한계. 부스가 신뢰받는 데 필요한 세 가지이고 규제기관이 물어볼 세 가지다. 할 수 있는 것보다 덜 듣고 듣는 동안 그렇다고 소리 내어 밝히는 기기. 전시가 다른 도시로 옮겨가도 답이 바뀌지 않는 쪽은 그쪽이다.